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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love
Re..이 시에 대한 생각
속성을 사랑하는 것과 본질을 사랑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내가 그 여인을 사랑하는데 그 여인이 예뻐서, 부자여서, 날씬해서, 귀여워서, ....기타 등등의 이유로 그 여인을 사랑한다면 그 여인의 속성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 여인에게 딸려 있는 부수적인 것들 .... 그러나 이러한 속성은 세월이 흘러가면 다 변하게 됩니다. 미인은 주름살이 늘어갈 것이고 부자도 가난뱅이가 될 수 있고 날씬했던 여인도 결혼하고 애낳고 하다보면 체중이 불어날 것이고 귀여움도 늙어가면서 쇠퇴하겠죠. 그럴 때를 대비해서 "정 때문에" 같이 산다고 하는 말이 생긴 것이겠죠. 이어령씨는 이런 비유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쥐를 좋아한다고는 할 수 있지만 사랑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고양이는 먹이(속성)로써의 쥐를 좋아할 뿐이지 쥐 그 자체(본질)을 사랑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즉, 좋아한다는 것은 대상은 속성이고 사랑한다는 것의 대상은 본질이라는 것이죠. 또 어떤 사람은 이런 표현을 하더군요.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으면 좋아하는 것이고 이유가 없으면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그 여인을 사랑하는데 무슨 이유때문인지를 모르면 본질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전생의 강력한 인연이 작용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는 사태가 일어납니다. 첫눈에 반했는데 처음 보았을 때 주변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든지, 후광이 보였다든지 ..... 그런 커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까요? 변하지 않는 것을 사랑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과연 본질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브라우닝의 시는 영원한 사랑을 갈구하는 시입니다. 모든 것은 변하니까 변하지 않는 그 무엇 ...."사랑을 위해 사랑해달라"고 합니다. 서양사람들은 유독 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로미오가 달에게 맹세하자 줄리엣은 변하는 달에게 맹세하지 말라고 하죠. 그러나 사실 동양인에게 있어서 변하는 것이 곧 진리입니다. 주역의 "易"에는 세 가지 뜻이 있는데 1.변한다 2.안 변한다 3.쉽다 입니다. 모든 것이 변하는데 그냥 아무렇게나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원칙이 있다는 것이죠. 가령 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변하듯이 이렇게 안 변하는 법칙이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변화를 아는 것은 쉽다는 것입니다. 달도 변하는 법칙은 항상 일정하죠. 달은 언제나 한치의 어김없이 공전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달은 항상 보름달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달의 모습이 가려져서 우리의 감각기관에 의해 인식되는 달의 모습이 변할 뿐입니다. 달에게 맹세하지 말라는 말은 달이 들으면 참으로 섭섭한 말입니다. 그는 정말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그녀의 속성이 아니라 그녀 자체,본질을 사랑했습니다라고 했을 때 그녀의 속성 중에서 한 두가지가 변했을 때도 사랑은 변함이 없을까요? 모든 속성이 그 여인과 똑같고 얼굴이 추하고 몸매가 뚱뚱한 모습으로 대체된다면 그의 사랑은 전혀 동요하지 않을까요? 목소리도 똑같고 냄새도 똑같고 말투도 똑같고 모든 것이 똑같은데 모습이 너무 다르게 변했습니다. 그런데도 사랑하는 마음이 똑같다면 정말 본질을 사랑한 것이 맞겠죠. 그러나 똑같을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요? 그렇다면 속성 한 두가지와 본질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습니까? 속성이 곧 본질이고 본질이 곧 속성인 것이 아닐까요? 결국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이원적인 분리는 생각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도대체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요? 마음도 시간이 흐르면 변합니다. 본질은 관념일 뿐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늙어간다는 것, 점점 약해져 간다는 것, 결국은 죽는다는 것 등등 변화 한다는 법칙만이 변하지 않는 것이죠. 나의 젊은 모습때문에 사랑했지만 나의 늙은 모습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고 아무 이유없이 좋아했지만 중간에 마음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속성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었는데 본질적인 사랑일 수도 있는 것이고 본질적인 사랑이라고 믿었는데 속성을 사랑한 것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언어, 관념,개념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변하는 그 자체를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 내 아내의 얼굴에, 내 남편의 얼굴에 주름살은 늘어가고 기미 주근깨도 늘어가고 젊었을 적의 생기있는 모습을 잃어가지만 오히려 정은 깊어가고 서로를 소중히 여긴다면, 체온은 식어가고 뼈는 앙상하지만 서로 두 손 꼭 잡고 웃음지으며 나란히 걸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요? 글쓴이 : 하늘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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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