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뒷골목에 

옛집이라는 국수 가게가 있었답니다

 

탁자는 달랑 네개뿐인 이 작은 식당은 

나이 드신 할머니가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랑 2천원에 국수는 달라는대로

마음껏 먹도록 주는 식당이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없는 사람들이 와서 배불리 먹고 가고 

또 돈이 없는 이는 그냥도 먹게 해 주니 

언제나 차례를 기다리느라 줄이 계속 됩니다

 

그런 이야기가 언젠가 방송에 소개가 되자

피디에게 고맙다는 인사가 걸려 왔답니다

 

그 사람은 아주 오래전 사업에 실패를 하고

가정도 풍비박산한채 떠돌이 노릇을 하였는데

식당이라고 찾아 들어가 보면

행색이 형편없고 돈이 없으니 

문전박대를 당하가기 일쑤이고

도저히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자

마침내 더러운 세상 끝내 버리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마지막으로 들른 집이 

할머니가 하는 식당이었답니다

 

국수 한그릇을 게눈 감추듯 먹자

할머니는 그릇을 가져다가 

다시 한번 수북하게

국수와 국물을 말아다 주니

이 사람은 정신없이 먹으면서도 

어떻게 도망칠까 눈치를 살피다가 

마침내 할머니 안보는 틈을 타

냅다 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급히 뛰어 나오며 

이봐요. 그냥 가. 뛰지 말구. 다쳐! 

하시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정신없이 도망치던 그는 

할머니의 말 한마디에

세상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을 풀어 버리고

마침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서 

꽤나 성공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가

할머니 식당 옛집이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전화를 하였다 합니다

 

금전보다는 생명을 먼저 생각한

옛집 할머니의 마음처럼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는 사람이

우리 모두의 역할입니다

 

세상이 고통과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우리의 작은 희망의 손길을 보내는

따뜻한 겨울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많은 이익을 챙겨도

사람의 마음을 잃어 버린다면

그것은 사상루각과 다름 아니요

어렵고 곤고한 삶을 벗어나지는 못했어도

따뜻한 말 한마디와 사랑스런 눈빛 하나에도

우리는 또 다시 희망을 노래할수 있습니다